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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가이드 언니~~ 쪽!쪽! 소리가 나요
이름: dding 작성일: 2005-05-30 조회: 2,114
여행은 당일여행과 숙박여행으로 나누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무박여행도 많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저녁 10시나 11시에 서울을 출발해서 보성이면 보성, 외도면 외도, 심지어 보길도까지도 무박으로 가기도 합니다. 손님들의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에 알찬시간을 보내실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손님들이 여행을 즐기는 시간에 잠깐식 잠을 주무셔야 하는 기사님들은 무박여행을 아주 질색하시는 편입니다. 인솔자는 인솔자 나름대로 깜깜한밤~ 어둠을 헤치고 가는 기사님이 혹시라도 심심하실까봐 옆에서 기사님의 추억앨범을 뒤져보곤 하죠.. 기사님~ 첫사랑과 잘나갔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듣고 있다보면 어두운 새벽녘의 여행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무박행사로 보성을 갈때의 일입니다. 늘 하던대로.. 손님들께 일정표 나눠드리고, 일정에 대해 말씀드리고 주의사항 안내해 드린다음 안내방송을 했죠. "손님들~ 무박여행은요. 체력이 중요합니다. 주무시다가 한번 깨시며 휴게소, 또한번 깨셔도 휴게소.. 그리고 또 깨어나시면 여행지랍니다. 불편하시겠지만 휴게실에 도착할때는 가급적 불을 켜지 않겠습니다. 휴게소불빛에 자리들이 다 보이오니.. 그냥 내려주시구요. 주무실분들은 주무세요~~ " "그리고 불편사항이 있으신데 제가 왔다갔다 안하면 문자로 메세지 보내주세요. 전화번호는 일정표 위에 있습니다~" 이 멘트를 하고나서 왔다갔다하면서 버스 온도도 봐드리고 안전벨트도 봐드리고 서울톨게이트를 지나자마자 모든 불을 껐습니다. 아. 이제 보이는 불빛은 창밖으로 보이는 헤드라이트와 가로등불빛 뿐이니다. 1시간 20분정도 지났을까요? 기사님과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하고 가는데 핸드폰 진동이 드르륵 울립니다. 뭔일이? 하고 열어본 핸드폰에는 "가이드 언니 25번좌석인데요. 쪽쪽소리가 너무 심해요. ㅠ.ㅠ" 이런 메세지가 떠 있습니다. 쪽쪽소리? 먼소린가 해서 뒤로 가보니 막상 25번손님도 눈감고 있는겁니다. 그래서 다시 온도체크 해보고 자리로 왔죠. 10분있다 또 메세지가 오네요. "언니~ 언니올때는 중단하고 지금 또해요. 더 심해졌어요. 쪽쪽소리 ㅠ.ㅠ" 아.. 감을 잡았습니다. 아마도 연인분들이 타셔서 어둠을 틈타 뽀뽀를 하셨나보군요 정도가 심하셨는지 옆에 계신 분이 짜증이 나셨나봅니다. 상황짐작했으니 또 그 좌석 근처로 아무렇지도 않은척 가보니 역시나 다들 눈감고 얌전히 주무시고 계시네요. 아~ 어느분이 뽀뽀를 하시는지 알수가 없더라구요. 웃으면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근데 또 메세지가 옵니다. "언니. 언니올때만 뽀뽀 안해요. 미치겠어요~ 어떻게좀 해주세요~~" 이제는 안되겠다 싶은데 다행히 버스가 휴게소로 진입합니다. 손님들이 다 내리시고 25번 손님이 저한테 와서 말을 합니다. "가이드언니~ 내가 뽀뽀만 하면 봐줄라구 했는데 용서가 안되네..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좀 못하게 해줘요~" "저렇게 까지가 어디까진데요?" 웃으면서 물어보니 25번손님 가슴만 탁탁 치십니다. "네~ 어떻게 해볼테니 이번에는 꼭 주무시고 여행지까지 가세요~~" 손님들이 들어오신후 딱 둘러보니 아.. 끈끈함을 과시하며 붙어있는 손님을 발견했습니다. ^^ 마이크 들고 방송했습니다~ "손님들.. 아침에 움직이셔야 하는데 지금 못주무시면 여행지에서 너무 힘드십니다. 푹 주무시구요. 안주무시는 분들은 앞자리로 옮겨드립니다. 저랑 기사님이랑 같이 이야기하고가죠~~" 그멘트를 보내고나서는 25번손님한테 메세지가 들어오지 않았답니다. ~~ ^^ 테마여행에는 연인분들도 오시고, 가족분들도 오시고, 친구끼리도 오시고, 어르신들도 오십니다. 너무 좋아서 미칠것같은 관계의 연인분들~~ 여행오실때는 조금씩만 자제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쪽쪽소리때문에 잠못주무시는 분들의 고충.. 알고는 계셨는지요.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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