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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엄마~~ 왜 또 같은데가 나와요" ^^;;
이름: dding 작성일: 2005-05-30 조회: 2,156
몇년전 날씨가 좋은 5월 5일 어린이날이었습니다. 유람선을 타는 일명 "조개잡이 코스였답니다. 서울에서 출발하는데 서해안고속도로가 밀려서 5월 4일날 서해안 행사가 모두 깨져버린 비극적 상황이 있어서 긴장을 상당히 많이 한 날이기도 했죠. 늘 홍성IC로 들어가던 버릇이 있었는데(가이드들은 늘 처음 답사갈때의 코스로 가는 경향이 상당히 강합니다. ^^;) 홍성에서 안면도 들어가는 코스가 막힐거라는 예측 때문에 서산 IC로 빠져서 몽산포해수욕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기사님은 출발전부터 "내는 안면도옛길만 아는데 가이드언니야가 길 잘 안다믄서.. 잘 인도해줘"라고 말씀을 이미 던지신터고 그날의 여행일정은 몽산포에서 조개잡고 신진항에서배타는 코스라, 맨날 가는길인데 뭐가 어렵겠냐고 생각했던것이 문제의 시초였습니다. 매번 홍성에서 들어가다가 서산으로 들어가려니 이상한것이죠.. 손님들께 안내방송하랴.. 길보랴.. 정신이 없는데 우리의 기사님은 우측? 좌측?? 이러고 계시고.. 아. 가이드가 길까지 알아야 한다는 그 사실이 참 슬픈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몽산포 해수욕장으로 들어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몽산포항구로 차를 돌려버리는 실수를 범했죠. 가다보니 아닌듯해서 지도를 봤더니 아뿔싸.. 이길이 아니었나봅니다. ㅠ.ㅠ 기사님과 상의하여 차를 돌리는데 .. 우리의 기사님 차를 후진시키다가 차 뒷바퀴를 논두렁에 밀어넣어 버리셨습니다(그 논두렁끝이 풀밭에 묻혀있어 잘 안보이는 곳이었습니다). 부릉부릉~ 거려도 차는 안움직이고, 손님들은 큰일터졌나보다고 웅성이기 시작하네요. 이미 저질러진일.. 마이크를 들고 수습에 나서봤죠. "손님들.. 죄송하지만 20분정도만 밖에 나가셔서 산책하고 계시면 기사님과 제가 차를 자알~ 빼내보겠습니다. 만약 그때까지도 수습이 안될시는 다른 방법으로 손님들을 조개잡는 곳까지 모실터이니 산책하고 계세요~" (역시 가이드는 돌발상황에 강합니다. 놀란 마음에 그 멘트가 어찌 생각나던지요. 지금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10분이 지나도 기사님은 얼굴에 삐질삐질 땀만 흘리시고 정 안되겠다 싶으셨는지 지나다니는 큰차에게 부탁해서 차를 빼달라구 하셨죠. 빼주는 차의 후진등 하나 부셔먹고 후진등값하나 변상하고 이제서야 조개잡으러 갈수 있겠구나 했더니 이제는 차가 움직이지 않는겁니다. .. 우짜라구요.. ㅠ.ㅠ 손님들께 약속한 20분은 다가오고.. 이제는 방법이 없습니다. 해수욕장은 차로 8분거리지만 걸어서는 20분이 넘는 거리였습니다. 지나가는 차(다행히 그 길에는 지나다니는 차는 아주 많았습니다)를 잡다보니 태권도봉고가 보이는겁니다. 그 아저씨 인심좋게 두번 태워다 주셨으면 좋으셨겠지만 세상에는 두종류의 사람이 사나봅니다. 인심좋은분과 인심 안좋은분.. 그때의 그분은 인심안좋은분이었습니다. 한번 날라다줄터이니 돈을 달라구 하시더군요. 두번 태워달라고 했더니 바쁘시대요. 허기사 바쁘신데 한번 태워주시는것도 어딥니까.. 우선 어린이들을 데리고 오신분들을 먼저 태우고 설명을 했죠. 거기 주차장에서 쭉 가면 **슈퍼가 나오는데 거기서 호미를 사시고 거기서 바다로 가셔서 왼쪽 가로등 8번째에서 바다로 직진 300미터 하시면 그쪽이 조개가 잘 나올거라고.. 여기조개는 모래뻘조개라 껍질이 약하니까 힘있게 파시지 말구 살살 파셔서 잡으시면 된다고.. 곧 가겠다고.. " 한팀을 보내고 또 지나가는 승용차를 잡아서 사정말하고 한가족 보내고.. 땀삐질삐질 흘리면서 지나가는 차에게 손짓하고 있는데 기사님이 뛰어오십니다. 차가 움직인대요.. ㅠ.ㅠ 성격좋은 나머지 손님들 태우고 몽산포로 가서 조개잡는 곳 알려드리고 이제는 먼저보낸 손님들이 어디쯤계신지 확인전화하고 나니까 그때서야 진이 쏘옥 빠집니다. 기사님과 차앞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데 기사님이 그러시는 겁니다. "내가 후진등 값 주께.. 회사에 이거 보고하면 언니야 짤리는거 아냐?" "아니여요. 제가 가이드비로 경비 충당하면 되요. 제가 길 잘못봐서 그런건대요.. 멀.." "아냐.. 얼마 번다고 그래. 내가 내께.. " 서로 후진등값과 인심안좋은아저씨한테 드렸던 히치하이크비를 내겠다고 하는 이상한 말싸움을 하고 있는데 팀장님한테 전화가 왔어요. 일체 경비는 가지고 나갔던 행사료에 비상금 포함되어 있으니까 거기서 쓰고오라구요.. 왜 눈물이 났던지 모르겠어요. 조개 잡고 오신 손님들과 이제는 밥을 먹으러 태안까지 가야합니다. 태안으로 밥먹으러 간다고 방송하고 있는데 또 차가 안움직입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일진이 안좋을라나 봅니다. 손님들의 낮빛이 이상해지기 시작했을때 밖으로 나가셨던 기사님이 등에 기름 묻히신뒤 이제 차가 움직일거라고 **를 너무 조인것 같다고 하십니다. 긴가민가 하고있는 사이 다행히 차가 움직이고 태안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식당에 도착했죠. 식당에 도착해서 식사하고.. 이제는 남은 일정인 신진도에서 배타는 일만 남았네요. 밥먹고 나오면서 기사님께 직진하셔서 다리밑으로 빠지셔서 어쩌구 저쩌구 했더니 기사님이 길을 알고 계시다고 합니다. 기사님 턱 믿고 손님들께 멘트하고 있는데 어째 이상합니다. 이상한 마음에 마무리하고 조수석으로 오니 우리의 기사님.. 다시 몽산포로 가고 계시네요.. "기사님. 지금 몽산포가는거 아니구요. 신진도 가는데요.." "아.. 어째. 내가 오늘 정신이 없나부네. 차돌릴까?" "네.. 돌리시긴 해야하는데 손님들 모르게 돌려주세요~" 우리의 기사님 아까 차 빠진 전력이 있으신지라 차를 손님들 모르게돌리신다고 직진을 드립다 하시네요. 이제는 안될것 같습니다. 멘트고 뭐고 정말 길을 잘 봐야할것같아요. 빽미러로 손님들을 몰래 살펴보니 다들 눈을 감고 계십니다. 다행입니다. ^^: 손님들 모르게 차를 돌리고(저는 그런줄 알았습니다) 다시 식당쪽으로 가고 있는데 뒤에서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엄마~ 저 가게 또나오네.. 오늘 네번째 보네.. " "자라~ 가이드언니 민망하니까 아는척하지 말고.. " 어머님의 목소리까지 듣고나서야 저는 알았습니다. 손님들은 모든걸 다 알고 계셨습니다. 아저씨가 또 헤매는것도.. 제가 손님들모르게 차를 돌리자고 했던것도.. ㅠ.ㅠ 태안쪽에서 몽산포 들어올때 봤던 이뻤던 가게를 조개캐고 나오면서 또보고, 밥먹고 기사님이 길 헤매면서 몽산포로 들어올때 또 보고, 차돌려 나갈때 또보니 역시 네번째 보게 된다는 꼬마손님의 말이 맞습니다. 그 꼬마 손님 눈도 참 좋습니다. ㅠ.ㅠ 다행히 배 시간에 늦지 않았고, 그날의 손님들은 태안반도 유람선을 타시고 어지간하면 보기 힘들다는 돌고래떼까지 보셨다고 합니다. 서울에 도착하니 안도의 한숨이 나오더군요. 마지막 인사말 하면서 가이드 당황스러울까봐 자는척 해주셨던 손님들께 정말 감사했다는 인사말을 했더니 다들 웃으시더군요. ^^; 다른 가이드들이 늘 부러워하듯이 손님복과 기사님복은 저를 따를 사람이 없나 봅니다. ^^ 하지만 그날의 손님들.. 모르셨던거 있으셨어요. 저랑 기사님 그날 엄청 당황했었구요. 저는 손님들 조개캐러 가셨을때 기사님앞에서 닭똥같은 눈물 뚝뚝 떨어뜨렸구요. 손님들 배태우고 나서 또 울었더랍니다. 좋은 손님들을 만나도 가끔 가이드는 웁니다. ^^ ; 왜 우냐구요? 모르죠.. 그냥 눈물이 나더라구요. ^^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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