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외도, 섬에 마음하나 던지고 온다.
이름: 이진선
작성일: 2007-05-01
조회: 3,608
얼마나 긴 기다림이었는지 모른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은 내 자신의 존재자체도 힘들게 한다.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해? 도대체 이렇게 사는게 무슨 소용이야"
푸념은 늘 꼬리처럼 늘어져 내 뒤를 바짝 쫓는다.
그래서 생각했다.
적어도 하루 쯤은 나에게 사람다운 삶을 주나고,
마음껏 기뻐하고 마음껏 행복하자고,
경제적 압박에, 학업 스트레스에, 되지도 않는 논문 붙잡고 있는 불쌍한 나를
딱 하루 해방시켜 주자고,
한 달동안 생각하고 실행시키기로 한 날, 뜻하지 않는 전화를 받았다.
처음 행선지였던 보성이 취소되었다는 내용이다.
보성의 차향기를 몸 속 깊이 느끼고 취하고 싶었는데, 여행으로 들뜬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래도 꿩대신 닭이라고 장소가 어디든 어떠하랴,
내 몸이 이 곳이 아닌 새로운 곳은 원하는데..
그래서 외도를 선택했다.
외도를 떠나는 나의 옆에는 가장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어머님이 함께였다.
세 사람의 기묘한 동행, 아름다운 시간은 허락받은 날씨 만큼이나 상쾌했다.
날씨는 정말 최고였다.
정학히 더웠고 하늘은 너무나 청명했다.
하늘에 감사했고, 정말 즐거움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마웠다.
장승포 항구에 도착하고 외도로 가기 전 해금강에 갔다.
선장님과 안내아저씨의 이야기는 맛깔나는 우리내 향기가 그래로 전해졌다.
자주 갈 수 없는 곳이라고 하니, 해금가 십자동굴 사이를 지나는 기분이 묘했다.
내 손끝으로 전해지는 해금강 기암절벽의 느낌은 차갑고 신비로웠다.
교감,?
그렇다, 나는 바위와 교감을 나누었다. 바다에 놓여진 신의 작품에 내 마음을 나누었다.
아름다움을 선물해줘서 고맙다고.
외도로 들어가는 순간, 우와하는 탄성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일단, 수 많은 사람들때문이고 날씨와 어루러진 아름다운 절경이 두 번째 이유였다.
30년간 가꾸워 온 바다위 정원,
세계 7대 불가사의 하늘 정원이 실제로 존재해도 이처럼 아름다울까?
아름다움은 단순히 호화로움이 아니였다.
정돈된 다채로운 색깔들이 주는 마음의 풍성함,
봄을 느끼고, 꽃을 배우고 있었다.
외도를 다니며, 마치 외국에 있는 섬에 온 것처럼 기뻐했다,
모든 것을 허락해준, 신에게도 감사했다.
외도는 만들어진 자연이지만, 그래도 자연이기에 무조건적인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기전 들린 진주성은 몇번이나 간 곳이었다.
물론 갈때마다 논개의 절개와 애국의 마음을 생각하지만,
외도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한데다가 하루종일 피곤한 마음에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쉬었다.
하루 종일 그동안 풀지 못했언 스트레스를 바다에 날리고
텅 빈 마음에 풍요로운 여유와 삶의 희망을 담아본다.
댓글 |
tori 2007-05-07 |
멋진 후기입니다....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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